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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어두운 심해, 빛 한 점 없는 그곳에서도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있다.
특히,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들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중에서도 ‘빛나는 상어’라 불리는 종들은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보호하고 사냥하는 능력을 갖춘 이 상어들은 어떻게 빛을 내는 것일까?
그리고 그 빛은 어떤 역할을 할까?
이번 글에서는 심해의 빛나는 상어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왜 빛을 내는지, 그리고 그 신비로운 생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목 차
1. 심해의 빛나는 상어란?
빛을 내는 상어는 ‘발광 상어’라고도 불리며, 주로 200~1000m 깊이의 심해에서 서식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빛나는 상어로는 벨벳배생이리상어(Etmopterus spinax), 닌자랜턴상어(Etmopterus benchleyi), 그리고 작은띠발광상어(Dalatiidae) 등이 있다.
이 상어들은 복부에서 생물 발광 현상을 보이며, 밝기가 일반적으로 0.1~0.2 μW/cm² 정도로 측정되었다.
이를 일상적인 빛과 비교하면:
- 햇빛 (낮, 직사광선): 약 100,000 룩스
- 방 안의 형광등: 약 300~500 룩스
- 달빛 (보름달 기준): 약 0.25~1 룩스
- 발광 상어의 빛: 일반적으로 0.01~0.1 룩스 수준
즉, 발광 상어의 빛은 보름달보다 어둡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어두운 심해 환경에서는 충분히 감지될 수 있는 정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딧불이처럼, 이 상어들도 자신의 몸에서 빛을 생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빛을 내는 방식과 그 이유는 각기 다르다.
그 이유는 아래의 표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2.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상어와 반딧불이 비교
비교 항목 발광 상어 반딧불이 서식 환경 심해 (200~1000m) 육지 (습지, 숲, 초원) 발광 방식 화학 반응 (루시페린+루시페라제) 화학 반응 (루시페린+루시페라제) 발광 기관 위치 주로 배 쪽, 꼬리, 지느러미 부위 복부 및 후미 빛의 색깔 주로 푸른빛 또는 녹색빛 노란빛, 녹색빛, 붉은빛 (종에 따라 다름) 발광 목적 포식자 회피, 먹이 유인, 동족과의 의사소통 짝짓기 신호, 포식자 경고 발광 지속 시간 필요에 따라 조절 가능 (수 분간 유지 가능) 짧게 점멸 (수 초~수 분) 발광 조절 방식 신경 및 호르몬 조절 신경 조절 포식자 회피 전략 반조명 효과(몸을 숨김) 독성 신호 (포식자가 기피) 주 활동 시간 심해라서 주야간 큰 차이 없음 주로 야간 활동 연구 활용도 의료·생명공학 연구 (생체 발광 기술) 생체 발광 연구, 환경 모니터링 위 표를 보면 발광 상어와 반딧불이는 모두 생물 발광 능력을 갖고 있지만, 목적과 활용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발광 상어는 주로 생존과 사냥을 위해 빛을 활용하는 반면, 반딧불이는 짝짓기 신호와 포식자 경고의 수단으로 빛을 사용한다. 또한, 심해 환경과 육지 환경에서 각각 진화하면서 발광 메커니즘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3. 빛을 내는 이유, 생존 전략의 일부
심해의 상어들이 빛을 내는 이유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
-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기
빛을 내면 오히려 눈에 잘 띌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다.
심해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희미한 빛이 있다.
상어가 몸의 아래쪽에서 빛을 내면 그림자가 사라지고,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이를 반조명효과(counter-illumination)라고 한다. - 먹이를 유인하는 역할
일부 발광 상어들은 작은 물고기나 플랑크톤을 유인하기 위해 빛을 이용한다.
특히, 꼬리나 지느러미 끝부분에서 빛을 발산해 먹잇감을 속인다. 마치 낚시꾼이 미끼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 동족 간의 의사소통
심해에서는 시각적인 신호가 거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발광은 같은 종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번식기에는 짝을 유인하거나 영역을 표시하는 데 빛을 활용하기도 한다.
4. 어떻게 빛을 낼까? 발광 메커니즘
발광 상어가 빛을 내는 비밀은 바로 광세포(Photocytes)와 발광기관(Light Organs)에 있다. 이들은 신체 곳곳에 분포해 있으며, 주로 복부와 꼬리 쪽에서 빛을 발한다.
- 화학반응을 통한 발광
발광 상어는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물질과 ‘루시페라제(luciferase)’라는 효소를 사용해 빛을 만들어낸다.
이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가 빛으로 변환되며, 조절도 가능하다. - 호르몬과 신경을 통한 빛 조절
심해의 빛나는 상어들은 단순히 계속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발광한다. 이는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과 신경계의 조절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포식자를 피하거나 사냥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5. 빛나는 상어들의 생태와 특징
빛을 내는 상어들은 크기가 작은 편이다. 대부분 길이가 30~50cm 정도이며, 큰 종이라 해도 1m를 넘지 않는다.
심해에서 비교적 작은 크기로 진화한 이유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또한, 이 상어들은 주로 갑각류나 작은 물고기, 오징어 등을 먹이로 삼는다. 사냥 방식도 흥미로운데, 일부 종들은 자신의 발광 패턴을 이용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든 후 공격한다.
이들은 깊은 바다에 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발광 상어들이 심해 어업의 부수어획(bycatch)으로 잡히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해의 발광 생물들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특히, 빛을 내는 메커니즘은 의학과 기술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생체 발광 기술을 활용한 암세포 탐지, 야간 조명 기술, 심지어는 친환경 조명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심해 생태계가 변하고 있어, 이 상어들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이 해양 환경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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